수련

 

시놉시스

직장도 없고 집도 없이 버려진 체육관에서 홀로 수련하며 하루하루를 보내는 가난한 무술 사범.

일자리를 찾아보지만, 나이가 많은 무술 사범은 갈 곳이 없고 고단한 현실에 점점 지쳐간다.

힘이 들면 어린 시절 어머니와 함께했던 추억들을 떠올리며 가난과 외로움을 극복하려 한다.

어머니를 생각하며 떠나는 짧은 여행을 통해 마음의 평화를 찾고자 하지만 현실은 변함이 없다.

 

작업일정

2009년 10월.    첫 촬영 시작

2013년   6월.    1차 편집 완료

2013년   6월.    무주산골영화제 뉴비전상 수상

2013년 10월.    2차 편집 완료

2013년 12월.    서울독립영화제 대상 수상

2014년   4월.    최종 편집 완료

 

크레딧

 제작, 감독, 출연, 촬영, 편집 : 김이창

 촬영보조 : 양승훈, 이정구

 

연출의도

2009년부터 셀프다큐멘터리로 촬영된 자료들을 주제에 맞게 영화적 구성으로 편집하였습니다.

형식적으로는 다큐멘터리와 극영화의 경계 선상에 있습니다.

전체분량의 95%는 감독 스스로 실생활을 촬영한 내용입니다.

비루한 삶 속에서도 아름다움을 보는 방법에 관해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그런 삶의 방식을 알려주신 어머니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이 작품은 영화감독을 꿈꿔왔던 어린 시절의 제 꿈을 이루기 위한 첫걸음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꿈을 심어주신 어머니에게 헌정하기 위해 만들어진 작품입니다.

제 생각과 느낌들, 지나온 시간을 그대로 담아서 영화로 만들고자 했습니다.

이 영화가 어머니에게 헌정하기 위한 작품으로써 손색없는 수준의 작품이 되도록 모든 작업에서 최선을 다했습니다.

 

* 영화제 수상 *

 제1회   무주산골영화제 뉴비전상

 제39회 서울독립영화제 대상

 

제1회 무주산골영화제 <뉴비전상> 심사평

산골영화제 경쟁부문에 오른 9편의 작품은 각각의 미덕을 지닌 작품들로, 한 편을 제외하고는 이미 모두 세간에 상영되어 나름의 평가를 거친 작품들이었다. 때문에 뉴비전상의 수상자를 결정하는 데는 전례없는 깊은 고민이 따랐습니다.

고심 끝에 심사위원들은 <춤추는 숲>(감독 강석필)과 <수련>(감독 김이창)의 공동수상을 결정했습니다.

<춤추는 숲>은 성미산 마을 공동체 주민들과 성미산을 개발하려는 학교재단과의 긴 투쟁 과정을 기록한 다큐멘터리로, 내부자의 시선으로 바라본 기록의 의미가 돋보이는 작품이었습니다. 투쟁을 다루되 과거에 흔히 보아왔던 통상적 비장함에 치우치지 않고 마을 주민들의 캐릭터에 기댄 유쾌함으로 풀어나가는 것이 이 작품의 미덕입니다. 단순한 사건의 설명이 아니라 노련한 비주얼텔링으로 작품의 내면적 리듬을 만들어가는 표현의 힘은 주목할 만합니다. 뿐만 아니라 산골영화제가 지향하는 새로운 시대의 화두라는 측면에서도 걸맞는 지향성을 갖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춤추는 숲>이 웰메이드한 안정감을 보여준다면

<수련>은 그 양식에서부터 대단히 충격적인 실험성을 보여줍니다. 다큐멘터리와 극영화의 모호한 경계에서 이전에 본 적 없는 새롭고도 기이한 풍경을 열어 보여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감독 자신이 주인공이고 그 외의 인물은 거의 나오지 않으며, 1인 제작시스템으로 자신의 생활을 그대로 찍었다는 이 작품은, 놀랍게도 삶에 대한 의미심장한 메타포로 충만해있습니다. 심사위원들은 이전의 어떤 전범도 추종하지 않는 이 독자성을 성원하며, 이것이 한국영화의 텃밭을 풍성하게 할 의미있는 씨앗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그밖에 특별히 언급하고 싶은 것은 <아버지의 이메일>(감독 홍재희)입니다. 이 다큐멘터리는 지극히 사적인 아버지의 삶을 통하여 한국 현대사를 조명하며, 마침내 한 개인의 실패한 인생과 분단의 비극이 역사의 내면에서 어떻게 연관지어지는지를, 실로 비범한 솜씨로 구축해보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쉽게 수상에서 제외되었으나 심사위원들은 이 작품을 지지하며, 홍재희 감독의 다음 작품을 고대함을 밝혀둡니다.

2013년 경쟁부분 심사위원(김동원, 김옥영, 문학산)

 

제39회 서울독립영화제 <대상> 심사평

2013년 서울독립영화제 경쟁부문에 오른 장편영화 9편과 단편영화 45편을 보았습니다. 모두 다 소중하고 뛰어난 작품들이었습니다. 우열을 가리기 힘든 그 속에서 고심 끝에 수상작들을 정하였습니다.

대상은 김이창 감독의 <수련>입니다. 한 남자가 마치 고행자나 되는 것처럼 역기를 들고 몸을 ‘수련’하는 첫 장면에서 이미 이 영화의 힘을 느꼈습니다. 단단하고 강력한 장면들이 연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하지만 예상 외로 영화는 수련의 과정과 더불어 외롭고 가난한 남자의 일상까지 묵묵히 담기 시작했습니다. 동시에 그 남자가 꿈꾸고 시도하는 사물과의 교감 그리고 어머니에의 그리움이 하나둘 더해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는 사이에도 화면 속의 남자는 늘 혼자였습니다. 그의 외로움은 극단의 형식으로 잘 표현되었고 그 형식은 타당하거나 필연적으로 보였으며 그 형식으로 인해 단조롭기는커녕 감흥에 가득 찬 다큐-극영화 한 편의 세계를 만끽할 수 있었습니다. 저희들은 별똥별 같은 이 영화의 범주를 어떻게 새로이 말해야 하는가 하는 즐거운 고민에 빠지는 동시에 이 영화가 선사해 준 감각과 감정의 그 크나큰 호소력에 가장 큰 상으로 화답해도 된다고 마침내 판단하였습니다.

최우수작품상은 신이수, 최아름 감독의 <이름들>입니다. 어느 젊은 시인의 조금 바쁘고 번잡한 하루를 그려 내는 영화입니다. 그간의 독립영화들에서 많이 보아 온 소재입니다만, 그럼에도 이 영화는 인물들의 감정을 묘사해 내는 그 섬세함이 참으로 탁월하였습니다. 아름답기 그지없는 시 한 편을 읽은 것 같은 감흥을 안겨 주었습니다.

우수작품상은 구자환 감독의 <레드 툼>입니다. 한국전쟁 당시 벌어졌던 일로, ‘보도연맹 사건’이라 하여 셀 수도 없이 많은 양민을 빨갱이로 몰아 학살한 대참극이 있었습니다. 희생자의 가족이라면 혹은 목격자라면 모두가 이 뼈아픈 과거를 기억하기 두려워하고 말하기 꺼려할 것이 분명합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레드 툼>은 보도연맹에 관한 수없이 많은 증언들을 끌어내고 들려줍니다. 다큐멘터리가 해야 할 어떤 기록의 의무를 이 영화는 훌륭하고 감동적으로 완수하고 있었습니다.

심사위원상은 장편과 단편 한 작품씩 나누어 수상하기로 합의하였습니다. 박문칠 감독의 <마이 플레이스>, 곽민승 감독의 <밝은미래>입니다. <마이 플레이스>는 스스로 비혼모가 되기를 자청한 여동생을 중심으로, 감독 자신이 그 가족 구성원들을 하나씩 관찰하고 소통하는 영화입니다. 그 안에 배어 있는 쾌활함과 소소한 성찰들이 돋보였습니다. <밝은미래>는 젊고 유능하지만 가난하기도 한 우리 시대의 젊은 예술가의 초상이었습니다. 오보에 연주자인 주인공이 아끼는 악기를 팔아야 하는 그 순간 저희들의 가슴도 실로 먹먹했습니다.

그리고 독립스타상은 <셔틀콕>의 배우 이주승, 열혈스태프상은 <한공주>의 촬영감독 홍재식입니다. 젊고 유능한 배우 이주승은 <셔틀콕>에서 유랑과 상실의 감정을 한 몸에 담아 보여 주는 열연을 펼쳤습니다. 그의 무한한 미래에 기대를 걸기 충분했습니다. <한공주>의 홍재식 촬영감독은 기술력과 표현력 어느 면으로 보나 최상급이었으며 이 영화의 혁혁한 일등 공신 중 한 명이었습니다.

안타깝게도 모든 작품들을 다 수상할 순 없었습니다. 수상작 외에 나머지 경쟁작들이 지닌 치열함과 아름다움과 탁월함을 선별해 내지 못한 것은 전적으로 저희들의 한계이며 무능이며 불찰입니다. 그래도, 다시 말하지만 모두가 소중하고 뛰어난 작품들이었습니다. 2013년 경쟁부문에 작품을 출품하신 모든 창작자들에게 고맙고 감사하다는 말을 전할 뿐입니다.

2013년 서울독립영화제 경쟁부문 심사위원(김소영, 박기용, 성기완, 정한석, 태준식)